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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민도가 옛날과 다르다”
《화엄경》에서 부처님께서 성도(成道)한 후, 첫 일성이 “기이하고 기이하다. 온 세상의 모든 중생이 모두 다 여래(如來)의 지혜(智慧)와 덕상(德相)을 가지고 있다. 다만 망상(妄想)의 집착으로 깨닫지 못하는구나.”하였으며, 《열반경》에서는 “일체중생이 다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으며, 불성이 있는 자는 다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당시 인도사회의 계급제도를 타파하고, 모든 인간이 근본적으로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사람 사는 곳이 하루라도 바람 잘 날 없이 돌아가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공권력으로 인한 인권의 침해는 항상 두고두고 그 후폭풍이 심하다.
우리는 5공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사건과 성고문사건 등 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이 지금까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지난달 국제인권단체인 엠네스티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한국의 인권상황은 악화만 된 것이 아니라 역주행 하고 있다고 한다. 용산참사 및 촛불집회 참가자의 처벌, 민주노동당 후원금납부 전교조 회원의 처벌과 천안함 관련 표현자유 등 한국정부의 인권침해와 법집행에 이중적인 잣대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심지어는 독재시대에 횡행하던 고문의 악령까지 되살아났다. 지난 6월 16일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에 의하면 양천경찰서에서는 오랫동안 피의자를 상대로 휴지나 수건 등으로 재갈을 물린 뒤 머리박기, 뒤로 수갑을 채운 채 팔을 꺾어 올리는 ‘날개꺾기’ 등의 듣기에도 섬뜩한 고문이 행해졌다고 한다. 과연 우리가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가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잡아함》4권에서는 “위선을 행하며 그릇된 소견을 가진 자, 다른 사람을 핍박하고 압제하는 자, 자기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자, 바른 것을 은폐하고 도리에 맞지 않는 것을 가르치는 자, 이 모든 사람이 바로 천한 사람이다”고 하였다.
인간은 누구나 품위 있게 살다가 품위 있게 죽고 싶어 한다. 또한 국민의 ‘민도(民度)’가 옛날과는 다르다. 이제 정치도 좀 고급스럽게 품위를 갖추면서 할 때가 된 것 같다.
법진 스님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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