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어 다시 푸른 계절이 온다. 산은 하루가 다르게 울창해지고 나무의 모습도 나날이 변하여가곤 한다. 울창한 나무들은 이제 초록의 성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피톤치드 향기 뿜어내는 편백 나무, 소나무 고요한 숲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걷는다.
잠시 걸었는데도 숨쉬기가 곤란하다. 흙에서 올라오는 정기가 발바닥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 같다.
숲은 바탕색부터 다르다. 도시를 감싼 뿌연 안개처럼 흐릿하다면 숲속의 색은 맑은 공기부터 다르다. 그래서 나무 냄새 맡으러 오는 가보다.
오르막길에서 잠시 숨을 몰아쉰다. 이름 모를 한 쌍의 새들이 무슨 소리인지 소리 내어 환영이라도 하듯 지저귀다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왼쪽을 보아도 오른쪽을 보아도 하늘을 찌르는 소나무와 편백나무 숲 사이로 청명한 하늘만 보인다. 무성한 초록 잎과 눈을 맞춘다. 이제는 낯이 익어 반기는 것일까! 긴 가지를 흔들며 푸른 기운을 뿜어낸다. 수령이 얼마 되었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대략 50~60년 이곳을 지키면서 맑은 공기를 뿜어낸다. 울퉁불퉁한 수피는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고 그 사이로 여러 갈래의 길이 생겨났다. 군데군데 파인 구덩이에는 나무의 이야기가 고여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간 나는 대로 운동 삼아 석동산에 오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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